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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부유하고 행복해졌어요~

작성자
Lexcode
작성일
2019-06-07 10:46
조회
505

서울경제, 文대통령 “노동 ‘투쟁’ 아닌 ‘상생’으로 존중 찾아야”


지난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동계는 우리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투쟁보다는 상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석하는 사람의 기대에 따라 온도 차이는 있겠으나 더 이상 노동자 계급을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지 않고 그들도 동등한 사회적 의무를 져야 하는 집단으로 해석한 점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30여 년 전 1987년 1월, 남영동 밀실에서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이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 영화 1987에서 묘사된 당시의 모습은 적어도 나에게는 전혀 영화스러운 과장이 아니었다. 그 한 장면 한 장면은 눈, 코, 입 모든 점막과 폐부에 예리한 고통을 주었던 최루탄처럼 생생한 다큐멘터리였다. 그 최루탄에 뒤통수를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와 동갑이던 나는 죽음이 나에게도 올 수 있을 거라는 공포감보다 그대로 침묵하는 것이 더 고통스러웠던 시대를 살았다.

5.18 광주항쟁을 전후해 군사정권이 지배한 1980년대 대한민국의 정치는 야만적이었고 잔혹했다. 그러한 야만성은 노동 현장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월급을 받으면 조선간장 말고 왜간장을 사서 밥을 비벼 먹으면 그렇게 맛있었다는 전태일은 청계 평화 상가의 한 피복 재단사였다. 그는 인간 이하의 열악한 환경에서 극도의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대변하여 자신의 몸에 석유를 붓고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치며 분신하였다. 1970년대에 일어난 그 사건을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던 시절까지 몰래 읽어야 했다. 1980년대의 노동 현장도 그리 나은 바 없었다. 하루 14시간 이상의 극심한 노동 끝에 여공들은 재봉틀에 손을 꿰었고, 남자들은 프레스 머신에 손가락을 잘렸다. 민주화를 외치는 학생과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분신은 80년대에도 계속 이어졌다.

다시 30여 년의 시간이 흘러 2018년, 그 시절에 태어난 사람이 서른을 넘긴 대한민국은 세계 13위권의 선진국이 되었다. 수출입 기준으로는 세계 6위의 경제 대국이다. 그 시절, 독재에 저항하고, 착취에 맞서던 20대의 한 청년은 중년의 사업가가 되어 있다. 그는 불현듯 사장이라는 직함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 안에는 독선과 착취, 그리고 갑질의 혐오가 짙게 배어 있음을 느낀다. 그런 시선 뒤에서 직원은, 노동자는, 서민은, 네티즌은 그 자체로 항거할 수 없는 절대 진리이자 권력이 되어 있음을 느낀다.

나는 이제 말하고 싶다. 우리가 적대시할 대상은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인간의 이기심과 야만성이라는 것을. 1980년대에는 국가의 권력과 자본가 계급과 언론이 그 이기심과 야만성을 독점했다면, 지금은 노동계와 각종 이익을 대변하는 시민단체까지 그 힘을 갖고 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장애인 부모들이 자신의 동네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시민들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을 봤다. 사회적 약자의 권리에 앞서 자신의 부동산 이익이 훼손되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80년대 노동자를 핍박하던 기업가들의 모습과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인간의 본성은 취업 현장에도 이어진다. 과거와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취업난이라는 것은 공기업과 대기업에 국한할 때만 맞는 말이다. 소상공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대부분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육체적 노동을 수반하지 않는 서비스 업종이면서 소위 강남에 소재한 우리 회사의 경우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고, 지방 소재 제조업의 경우 외국인을 채용하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회사가 대부분이다. 성실하고 똑똑한 것 같아서 키워 보려고 승진을 시켰더니 그런 짐을 떠맡고 싶지 않다며 퇴사를 한 직원도 있었다는 어떤 중소기업 사장님의 사례는 과장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것은 “즐길 수 없으면 피하겠다”라는 세대에게는 진부한 설교다. 회사의 평점, 평균 연봉, 기업문화 등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의 면면을 따져서 입사하고도 1년을 채우기도 전에 절반 이상의 신입사원들이 “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등을 돌린다. 그나마 1년이라도 채우는 직원들은 낫다. 출근 첫날 업무 세팅 교육만 받고 예쁘게 인사하고 퇴근해서 다음 날 안 나오는 사람에 비하면. 만약 회사에서 그와 유사한 이유로 해고를 한다면 난리 나는 세상이다.

그들도 안다. 맘만 먹으면 일자리는 널려 있다는 것을. 다만 내 눈높이에 맞지 않는 직업과 타협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경제적 궁핍 없이 성장한 90년대 생에게 굶주린 후 간신히 얻은 “눈물 젖은 빵”보다는 눈치는 보일지언정 그들보다 우월한 경제적 지위에 있는 부모님에게 캥거루처럼 서식하는 것이 편한 선택이다. 이렇게 자란 세대는 회사에서 비전을 공유하자는 말을 ‘열정페이’ 강요하는 의미로 해석한다.

나는 이제 근로자 계급을 7-80년대의 그들처럼 사회적 약자로 이해하는 시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과 누군가를 약자로 정의하는 순간 그 반대편에 필연적으로 존재할 강자에 대한 대립적인 감정은 계층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앞으로 근로자와 사용자는 약자와 강자의 프레임이 아니라 대등한 권리와 책임을 지는 경제적 주체로 자신과 상대를 인식하여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노사가 기존의 선악 프레임에 기댄 대립 의식을 탈피하고, 서로가 존중받고 존중해야 할 대상이며, 공존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사회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햇살 아래 점심 식사 후 산책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과거보다 더욱 행복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세상은 분명 더 살기 좋아졌다. 철쭉이 지고 나니 달콤한 아카시아 향기가 초여름을 부른다.



렉스코드 대표 함철용
yham@lexco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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