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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을 파는 거북이

작성자
렉스코드
작성일
2021-01-29 15:03
조회
195

‘한 우물만 파면 목마르다’. 요즘은 이렇게들 말한다. 여러분도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가? 하나의 우물만 파는 사람은 어리석다고, 고집부리는 거라고,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나의 대답은 ‘いいえ(아니요)’이다.

 

 

일본어를 전공했던 대학교 새내기 시절, 담당 교수님과의 진로 상담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나는 ‘번역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돌아온 교수님의 대답은 “그거 하지 마. 취직 안 돼. 돈 못 벌어”였다. 교수님의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에 당황했고, 이에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아, 이게 내가 몰랐던 진짜 현실인 걸까? 라는 생각에. 하지만 청개구리라는 말이 괜히 있던가. 오히려 그럴수록 일본을 향한, 번역을 향한 흥미는 더욱 불타올랐다. 나는 꼭 번역사가 되고 싶다. 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다짐했다.

 

24살. 다른 동기들이 다 졸업하고 취직할 때, 2년 휴학을 결정했다. (이 사실을 부모님께는 일방적으로 통보해 등짝을 맞은 기억이 있다) 이때의 나는 어학 출판사에서 일본어 시험 교재를 편집하기도 했고, 국제 대회와 관련한 일로 일본 방송국에서 통·번역 일을 하는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본어와 관련된 일을 찾아 헤맸다. 마치 하이에나처럼.

 

조금 지난 28살. 일본의 주차장 관리 기업에 취직 했다. 하지만 적성에 안 맞아 3개월 만에 돌아왔다. 일본에서 일하면 마냥 즐거울 줄 알았는데, 일본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정해져 있었다. 그 후, 통·번역 전문학교로 늦은 유학길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통·번역을 배우니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꼭 번역 일을 해야지. 두 번째의 다짐이었다.

 

그리고 30살.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벌써 과장을 달았고, 대리석처럼 빛나는 대리’님’들이었다. 이에 질세라, 나 역시도 급하게 취직 활동을 시작했다. 다른 동년배들에 비해 출발이 많이 늦어서인지, 불안하기도 하도 자신감이라는 녀석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다. 하지만 번역과 관련된 일을 하고자 하는 선택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면접 때마다 많은 면접관들이 ‘공백 기간’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했다. ‘어중간한 이력’에 대해 공격적으로 묻기도 했다. 마치 내 선택에 대해서 다 같이 부정하자고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렇게 여러 회사의 문을 두드리던 2020년, 렉스코드의 문을 열게 된 날. 역시 내 어중간한 이력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 어림짐작하며, 체념 아닌 체념을 하고 면접을 보았다. 그런데 웬일인가! ‘공백’을 도전 정신이라 봐주었고 ‘어중간한 이력’에 대해서는 열정이라 말해주었다. 물론, 번역 회사라서 이러한 나의 이력을 더 특별하게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렉스코드는 내가 파고 있는 우물에 대해 공감해주면서 막연히 깊게 파는 것뿐만 아니라, 파는 방법과 파는 위치, 그리고 파는 도구 등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제시하고 같이 파자고 말해주며 손을 내밀었다.

 

나는 30대 초반에 ‘취뽀’에 성공한 늦깎이 사회인이지만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다. 통역, 번역이라는 한 우물을 같이 파는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열심히 파보려 한다. 물론 우물을 파는 동안은 돌멩이가 나올 수도 있고, 큰 나무뿌리가 방해할 때도 있겠지만, 맑은 물이 터질 그 언젠가를 꿈꾸며! 난 오늘도 한 우물 파기에 열중하고 있다.



품질관리부서 감수팀 성수진 에디터
02-521-2759 / sujin@lexco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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