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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도 하나쯤 필요한 기업

작성자
Lexcode
작성일
2019-01-14 01:01
조회
594
2018년 렉스코드 매출은 전년보다 약 17% 성장했다. 본사와 지사의 연결 매출은 약 65억 원 정도로 50억 원을 넘어선 지 2년 만에 60억 원대를 넘었다. 국내에서 순수하게 로컬리제이션을 주 업종으로 하는 기업 중에서 1위이다. 하지만 좋은 건 딱 여기까지다. 이 정도 매출 규모는 세계 100대 로컬리제이션 기업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참고로 세계 1위 로컬리제이션 회사는 미국의 TransPerfect라는 회사로 전 세계 90여 개국 이상에 지사를 갖고 있으며 약 4천 명의 직원이 연간 7천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실 미국은 간단히 경제 규모의 우위 타이틀을 빼고 보더라도,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이고, 그만큼 다양한 언어권의 내수시장을 갖고 있으며,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교역을 희망하는 나라라는 특징으로 인해 여기에서 파생되는 로컬리제이션 규모를 단순하게 다른 국가의 그것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면 단일 언어권인 이웃 중국이나 일본은 어떨까?

일본의 경우 통번역 업종에서 1위 회사는 혼야쿠 센터라는 회사로 약 1천억 원 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일찍부터 서양과 문물을 교류하면서 통번역 산업의 뿌리가 깊은 국가다. 따라서 혼야쿠 외에도 수백억 원 대의 로컬리제이션 회사가 다수 존재한다. 중국의 경우 순수하게 로컬리제이션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는 CSOFT라는 회사며 연 매출은 약 5백억 원 정도이다. 중국의 경제 규모나 인구 수보다 매출 규모는 낮은 편이지만, 중국은 아직 서비스 산업이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덜 개발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서 한국에서 아직 1백억 대를 넘는 로컬리제이션 회사가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규모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약 1대 1.4 정도이다. 두 나라의 이와 같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교역액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로컬리제이션 서비스 산업이 열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낙후된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교역 규모 비교(USD, 2017년)>


나는 여기서 통번역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나 국민의 관심 따위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국민은 물론이고 국가도 한 국가 내의 모든 업종, 모든 이해 당사자들에게 관심을 두고 지원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국가 또는 정치인에게 바라는 것은 방해만 하지 말아 달라는 정도다.) 로컬리제이션 산업이 낙후된 가장 큰 이유는 국가 정책의 부재나 국민의 무관심보다는 당사를 포함하여 이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들의 역량 부족 내지는 혁신에 대한 게으름 때문이라고 단정한다.

구한말 우리는 외부에는 문을 걸어 잠그고, 안에서 고색창연한 수염을 쓰다듬다가 외침(外侵)에 나라를 뺏긴 경험이 있다. 임진왜란을 겪고 불과 2백 년이 갓 지난 시점이었다. 마찬가지로 지금 국내의 통번역 회사들은 인공 지능 기능보다 인간의 지능이 우수하다는 타령을 하면서 혁신에는 문을 걸어 잠근 채, 안에서는 과거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 영세하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할 수 없는 것인지, 연구개발을 하지 않으니 영세한 것인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분명한 건, 혁신하지 않으면 망할 것이라는 사실과 기업이든 개인이든 혁신은 자주적으로 하는 것이지, 남이 나서서 떠먹여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렉스코드는 새해에도 혁신과 도전의 여정을 계속할 예정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남들이 하지 않는 영역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혁신을 해서 매출 1백억을 넘어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걸맞은, 나아가 우리나라의 국격과 위상에 걸맞은 로컬리제이션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렉스코드는 로컬리제이션 서비스를 어떻게 다르게 처리하는지 시장에 제시하고 싶다.

로컬리제이션은 단순한 번역이나 통역을 넘어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현지에 맞게 최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게임의 경우 사용자들의 언어, 문화, 연령 습관에 맞게 번역해야 함은 물론 그것을 시스템상에서 실제로 구현하고 테스트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마케팅 자료라면 현지인의 감각으로 재해석해서 번역해야 하고, 수천수만 장의 매뉴얼이라면 전문 용어가 전 페이지에 걸쳐서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나아가 제품의 펌웨어에 들어가는 번역이라면 글자의 길이까지 맞춰서 코딩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로컬리제이션 회사는 이와 같은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과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술력과 시스템은 대표가 주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표의 통장으로 들어가는 돈을 포기해야 얻어지는 것이다.

낮은 곳에서 바라보면 눈앞에 있는 봉우리가 가장 높아 보인다. 그 봉우리에 오르면 비로소 더 큰 산이 뒤에 버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산에 오르는 자는 거기서 자신이 오른 높이에 대한 겸손함과 능선 뒤에 무수히 쌓여있는 산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보게 된다.

새해의 초입에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는 장사꾼의 감상이 그렇다.



렉스코드 대표 함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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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yham@lexcode.com
전체 2

  • 2019-01-15 13:47

    대표님 그뜻이 크게 웅대하십니다. 같은업종에 있는 저로서도 그러한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우리가 쓰고있는 번역사분들이 그 철학을 공유할까요? 이분들이 실제적으로 그렇개 꼼꼼히 리뷰하고 현지화언어로 보고또보고 할만큼의 번역비용을 주며 함께 일하고 계신가요? 지금 기계번역의 시대가 와 번역비용은 말도못하는 견적까지 떨어졌습니다. 번역사들이 만족스러운 비용을 받고 번역업에 커다란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수있는 번역시장을 우리가 가지고 있나요? 번역의 중요성과 번역업의 퀄리티와 책임감에 항상 고민을 하지만 현실이 받추어주지 않는데 대표님은 어떻게 해결을 하고계신건지....말씀만 그렇게 하시는건지 그게 궁금합니다.


    • 2019-01-15 16:38

      시장이 열악한데 품질과 이상을 어떻게 쫒느냐고 수도 없이, 정말 수도 없이 들었던 질문입니다.
      그 대답은 본문의 논리를 인용하겠습니다.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안되서 우리가 이정도밖에 못하는지, 혹은 우리가 이정도 밖에 못하니까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못 만드는 것인지는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문제로 남겨 놓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먼저 실력을 키우기 전에 절대 시장이나 고객이 먼저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는 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소비자인 당신이 돈을 먼저 줄테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보라고 판매자에게 제안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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