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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PM들의 직업병 그리고 게임

작성자
Lexcode
작성일
2018-12-03 10:20
조회
221
보통 직업병이라고 하면 그 직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신체에 영향이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신체적인 영향은 아니지만, 번역 PM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타를 참지 못하는 직업병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습관이긴 하지만 어느 때 보면 병적으로 집착하는 때가 있어서 직업병이라고 해봅니다.)

일례로, 길을 지나가다가 문득 발견한 인형 뽑기방 간판에 ‘뽑기의 辛’이 적혀 있었습니다. ‘神의 오타겠지?’ 그게 아니라면 ‘인형이 하도 안 뽑혀서 손님들이 매운맛을 볼 거라는 사장님의 함의(含意)인 걸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했죠. 이러한 직업병은 콘솔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을 할 때도 찾아옵니다. 바로 게임 내 오역 혹은 발 번역 때문인데요. 전 게임의 몰입감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고자 온라인 고객센터에 오역에 대해 수정 요청 글을 남기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로서, 게임을 하면서 경험한 오역 사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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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최근 영화<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닉퓨리가 다급함을 보여주며 대사한 “Mother fu..”을 “어머니”라고 번역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는 맥락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발생한 번역 이슈였죠. 시나리오와 동떨어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번역하면 오역이 발생한다는 것은 게임 번역 역시 같습니다. 전투 중 사격을 지시하는 상황의 ‘Damn you, Fire!’를 ‘빌어먹을! 불이야!’라고 번역한 사례가 게임 유저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죠. 영문만 보면 오역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흐름을 보면 적합하지 않은 번역이 되는 겁니다.

2.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번역하면 맥락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지만,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특징들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삼국지’의 경우에도 신하가 황제에게 반말로 보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게임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면 바로 참수당했겠죠? 이러한 이유로 게임회사에서는 인하우스 번역사를 채용해 이러한 부분을 채워가곤 합니다.
사실 주의해야 할 포인트 중에는 사투리도 있습니다. 이번엔 좋은 사례를 말씀드릴 텐데요. ‘용과 같이’라는 일본 게임 속 주인공은 관서지방 사투리를 사용합니다. 한글화를 하면서 이 사투리는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되었는데요. 번역 자체의 품질만 놓고 보면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캐릭터의 출신과 성향이 사투리와 잘 어울려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주었습니다.

3.  변수에 따른 조사의 불일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게임 아이템 이름, 게임 유저 아이디, 지명 등은 변수로 처리되다 보니 조사의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제가 예전에 즐겼던 축구 웹게임을 예로 들 텐데요.
‘호날두 이/가 멋진 프리킥을 성공시켰습니다.’
11명의 선수 중 누군가 골을 넣으면 ‘[player ID ###]이/가 멋진 프리킥을 성공시켰습니다.’의 [player ID=###]에 ID 번호가 입력되고 위와 같은 멘트가 뜹니다. 선수의 이름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사를 통일할 수 없어서 변수 뒤에 조사 2개를 모두 사용한 경우입니다. 어색하시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호칭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player ID] 선수가 멋진 프리킥을 성공시켰습니다.’라고 수정한다면 ‘이/가’ 대신 ‘선수가’라고 하여 조사를 통일시킬 수 있죠.
하지만 이게 해당하지 않을 때도 있는데요. 삼국지 10, 11에서는 조사 불일치를 해소하고자 캐릭터 이름 뒤에 ‘님’을 붙였습니다. 그럴 경우 아래와 같이 공손한 적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포 : 조조님! 이 몸께서 몸소 나오셨다! 순순히 승부를 겨루거라!

번역은 게임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플러스 요소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는 쉽죠. 그래서 게임 프로젝트를 맡을 때면 부담감이 더 큽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맡을 때면 즐겨보려고 노력합니다. 일하면서 게임을 할 순 있잖아요! 하하


번역사업부 송기헌 PM
02-5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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