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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의 미학, Zero Friction을 꿈꾸다

작성자
렉스코드
작성일
2020-09-29 11:10
조회
483

 

밤 11시, 잠들기 전 먹고 싶은 것들을 주문한다. 버섯 샐러드와 고등어 한 토막. 다음날, 내 아침 식탁 위에는 싱싱한 버섯 샐러드와 고등어구이가 올라온다. 내일모레 급한 미팅이 잡혔다. 환절기에 맞춰 옷장 정리를 제때 하지 않아 입고 갈 옷이 변변치 않다. 고민하다가 쇼핑몰 앱에서 ‘하루 배송’ 카테고리를 선택한다. 다음날, 깔끔하고 맘에 드는 새 블라우스가 내 손에 쥐어진다.

 

‘하루 배송, 당일 발송, 새벽 배송, 내일 집 앞에 도착!’이라는 홍보문구는 이제 그다지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심지어 “아, 여긴 새벽 배송이 안 돼? 불편하네.”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이젠 너도 나도 누구보다 빠른 배송에 목을 매고 있다. “배송 좀 빨리해주세요~”라는 고객들의 요청은 간간히 있었겠지만, 그 누가 “다음날 새벽에 집 앞에 물건이 와있게 해주세요”라고 말했을까? 아마 그 정도로 요청한 고객도, 아니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고객도 없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그다지 큰 불만과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전까지 새벽 배송을 아무도 서비스하지 않으니, 이미 그 서비스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시작했다. “내일 아침에 먹을 샐러드, 자기 전에 주문만 하세요! 새벽에 배송해드릴게요!” 그 획기적인 서비스는 전날 아침에 먹을 샐러드를 사러 가기 위해 집 앞 마트로 향해야 했던 발걸음을, 혹은 지난 주말에 대형마켓으로 가야 했던 차들의 수고로움을 단숨에 해결하였다. 우리는 이제 침대 위에서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다음날 아침밥을 더 건강하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Zero Friction Future: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미래형 비즈니스’, 국내에서 소개된 적 있는 개념이다. 우리는 ‘안된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하여 무척이나 관대하고, 또 누군가가 “그거 불편하지 않아?”라고 말해줄때까지 그다지 큰 불편함을 느끼지도 않는다. MP3와 전자사전과 핸드폰을 각각 들고 다니던 시절, 그 누구도 세 개를 전부 들고 다니기 무겁고 불편하다며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으로 접히는 스마트폰까지 나온 지금, 노래를 들을 수도 없고, 간단한 전자사전 또는 번역기가 탑재되어 있지도 않은 스마트폰을 누군가에게 준다면, 그 사람은 과연 뭐라고 말할까?

 

물론 이러한 혁신의 시작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한 회사에서 무엇인가를 담당하고 있는 나 자신도 퇴근하고 나면 한 명의 고객이자 소비자가 되기 때문에, 우리는 늘 똑같은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틀을 깨기 위해선 ‘남들과 다른 사고방식으로 단숨에 문제점을 찾아내는 비법’과 같은 마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꾸준하게 의문을 품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 항상 이 버튼을 눌러야만 완료가 되는 거지?”, “왜 이 카테고리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지?”와 같이 “왜 그래야 하지?” 라는 의문을 품는 순간부터,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세상이 너무 빨라져서 무섭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빠름의 부정적인 면보다는 빠름의 미학을 한 번쯤 느껴보았으면 한다. 빨라짐으로써 우리의 생활과 더 나아가 우리의 사고는 점점 편리해지고, 고도로 발전해간다. 도착점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경기에서 다들 자율 주행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데, 나 혼자 자전거를 고집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느린 것이 아름다운 것은 느린 대로,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것들은 빠른 것 그대로 받아들일 때, 더 나아가 그 빠름의 선두주자가 되었을 때, 진정한 빠름의 미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입장이 되어서 무엇이 불편한지를 찾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고객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찾아 건드려보는 도전심이야말로 Zero Friction에 한발 앞서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수없이 깃발을 꽃아놓은 황량한 언덕 위를 향해 달려가기보다는, 그 뒤쪽에 숨겨져 있는 꽃내음 가득한 언덕 위를 향해 달려보는 건 어떨까.



디자인개발팀 채해린
02-521-2787 / hrchae@lexco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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