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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너도 통역사야?

작성자
렉스코드
작성일
2020-09-04 09:28
조회
769


아직도 새록새록한 수출상담회 모습



누구나 사회에서의 자신만의 모습이 있다. 대기업 사원증을 목에 건 회사원, 이른 아침 오픈을 시작하는 카페 사장님, 밤샘 근무를 끝낸 야간 근무자, 그리고 2호선 지하철(혹은 지옥철)에 낑겨 출근하는 통·번역회사 직원. 에퀴코리아에 입사한 지 어느덧 3개월, 나는 프로젝트 매니저(PM)라는 타이틀과 함께 통역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7년간 필리핀과 호주를 떠돌며 영어 공부 아닌 공부를 해왔다. 시간이 흐르고 자연스럽게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무렵, 언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생각한다는 ‘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해 나 역시도 막연한 환상을 품은 적이 있다. 몸에 잘 맞는 슈트를 입고 지구 반대편에서 건너온 외국인의 언어를 한국 사람에게 전달하는 상상이었다. 하지만 나는 통역사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인가? 가슴 한편으로 자그맣게 남아있던 통역사에 대한 환상 때문에 나는 에퀴코리아에 더욱 마음이 끌렸다.

 

일하는 회사마다 고정적인 직군의 이미지가 알게 모르게 정해져 있듯이, 나 역시 통역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주변의 반응은 항상 같았다.

 

“그럼 너도 통역하는 거야?”

 

“그건 아닌데”라고 대답하며 내 직무인 프로젝트 매니저에 대해 설명을 할 때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라고는 하지만 정확히 내가 하는 일이 어떠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나조차도 이 생소한 직업에 대해 인제야 알게 됐으니, 그 반응이 이상하다거나 섭섭하지는 않았다. 모두의 기대(?)와는 다르게 통역회사의 프로젝트 매니저는 통역을 하지 않는다. 다만, 통역이 필요한 행사 또는 상담회나 미팅 등의 자리에 통역사를 섭외하고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한다. 어느 때는 수출상담회를 운영하기도 하며, 상담이 잘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관리도 때때로 우리의 역할이다.

 

지금은 이렇게 간단하게 얘기했지만, 사실 프로젝트 매니저의 업무는 상상 이상으로 방대하다. 통역이 필요한 상황의 모든 것을 담당하기 때문에 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관리해야 할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처음 상담회를 준비했던 날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통역사 섭외부터 시시각각 변동하는 상담 일정, 회사 내부와 외부에서 챙겨야 하는 상담회에 필요한 물품들, 그 밖의 통역자료나 기초자료 등의 준비 등, 첫 프로젝트는 나의 멘탈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일하고 나면, 어느새 주위가 조용해지고 상담회는 끝이 났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말로 설명하기도 힘든 이 업무를 “그래서 왜 하는데?”라고 묻는 이들도 간혹 있다. 그럴 땐 “그래도 보람차니까”라고 대답한다. 모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고생하셨어요”,”감사합니다”,”이번에도 덕분에 잘 마무리됐어요!”와 같이 진심 어린 응원이 담긴 통역사님과 고객분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러면 나도 이 큰 프로젝트의 한 조각 퍼즐이 되어, 잘 끼워 맞춰져, 그럴듯한 멋진 그림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칭찬한다. 그게 바로 나의 ‘보람’이다.

 

“그래서, 그럼 너도 통역사야?”

 

에스프레소 머신에 어떠한 원두를 넣느냐에 따라 그날 커피 향과 카페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싱어송라이터의 라이브 공연에 음원으로는 들을 수 없었던 “우워어~”와 같은 애드립이 들어가면, 그건 또 그거대로 귀를 즐겁게 한다. 이처럼 프로젝트 매니저는 통역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떠한 원두를 갈아 넣고, 어떠한 애드립을 칠건지와 같이 적재적소에 알맞은 대응과 판단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통역의 현장을 만들어낸다. 나는 직접적으로 영어를 한국어로 통역하는 일을 하진 않지만, 간혹 머리가 멍해지는 엑셀 파일의 스케줄을 정리하고, 다양한 요청과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고객과 통역사 사이에서 원활하게 전달하는 이 업무가 또 하나의 통역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와 프로젝트, 사람과 사람을 통(通)하게 하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일은, 현재 나에게 직업이자 일상이고, 또 고됨이지만 하나의 보람이다. 세상의 더 많은 통역 현장을 위해서, 오늘도 나는 나만의 통역 업무를 하고 있다.



통역사업부 박현범 PM
02-521-2746 / hbpark@eqqui.com

전체 2

  • 2020-09-07 08:53

    숙련된 피엠님과 함께 일하면 파트너는 언제나 든든합니다 🙂


  • 2020-10-05 19:00

    매 행사때마다 PM님들의 고생은 직접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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