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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에 티’ 줄이기

작성자
렉스코드
작성일
2020-05-28 17:03
조회
276

번역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감수’는 필수 과정입니다. 특히 외국어가 도착어인 경우, 원어민 감수뿐 아니라 회사 내부 감수팀에서도 원문 대조 감수라는 이중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어가 도착어인 경우에도 이 감수 작업은 예외 없이 진행됩니다. 이러한 감수 과정에서 종종 혹은 자주 발견되는 오류들이 있습니다. 이 중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의’ vs. ‘~에
[세계 속에 한국 / 그림에 떡 / 우리에 소원은 통일 / 호수의 비친 달 / 옥에 티]
위 예시 중 맞게 표기된 조사는 무엇일까요? 조사 ‘의’와 ‘에’는 거의 동일하게 발음되기 때문에 글로 옮길 경우 혼동해서 사용하기 쉬운 예입니다. 어느 지역 신문조차 “우리에 소원은 통일”이라고 잘못 표기한 것을 볼 수 있으니까요. 문법적으로 설명하면, ‘의’는 체언에 붙어서 그 체언을 관형어로 만드는 관형격 조사, ‘에’는 체언에 붙어서 그 체언을 부사어로 만드는 부사격 조사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의’는 명사를 수식하고 ‘에’는 동사나 형용사와 같은 서술어를 수식합니다. 따라서 위 예시에서 ‘한국’, ‘떡’, ‘소원’이라는 명사를 수식하려면 ‘의’가 올바른 표기가 되겠죠. 반면 동사 ‘비치다’를 수식하려면 부사격 조사 ‘에’를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옥의 티’에서 명사 ‘티’를 수식하는 조사로 왜 ‘의가 아닌 ‘에’를 쓸까요? ‘옥에 티’는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거나 좋은 것에 있는 사소한 흠을 이를 때 쓰는 속담으로, ‘옥에(도) 티가 있다’라는 문장에서 서술어 ‘있다’가 생략된 것입니다. 따라서, 서술어가 있어야 쓰임이 자연스러운 조사 ‘에’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진짜 옥 속에 있는 티를 의미한다면 ‘옥의 티’로 써야겠죠.

2. Jongro vs. Jongno
외국인을 위한 도로 표지판이나 시설 안내문을 작성할 때 동일한 표제어는 동일한 로마자로 표기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정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원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단모음만 해도 10개가 되는 한글을 5개뿐인 로마자 모음으로 모두 표기해야 하므로, ‘eo’[ㅓ], ‘eu’[ㅡ], ‘ui’[ㅢ]처럼 2개의 모음을 조합하기도 하며, 이중모음의 경우엔 ‘wae’[ㅙ]와 같이 3개의 모음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설악산’을 ‘Seoraksan’이 아닌 ‘Suraksan’으로 표기한다면 ‘수락산’으로 오인할 수도 있죠. 자음 표기는 더 많은 규칙이 있으나, 핵심은 ‘국어의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 것입니다. 즉, ‘독립문’은 ’Dokripmun’이 아니라 ‘Dongnimmun’으로, ‘철원’은 ‘Cheolwon’이 아니라 ‘Cheorwon’으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합니다. 그러므로 [종노]로 발음되는 ‘종로’는 ‘Jongno’로 쓰는 것이 맞겠죠.

3. 인용 부호(Quotation Marks)

인용 부호는 말이나 글을 인용할 때 문장 앞뒤에 사용합니다(예문 1). 또한 특정한 단어나 문구를 강조하고 싶을 때도 사용할 수 있는데, 한글에서는 작은따옴표를(예문 2), 영문에서는 큰따옴표(예문 3)를 사용합니다.

 

 

특히 한글에서 큰따옴표로 강조를 나타내는 번역문이 많은데, ‘한글 맞춤법’에 따르면, 중요한 부분을 두드러지게 할 때 ‘드러냄표’ 혹은 ‘밑줄’을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작은따옴표’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큰따옴표는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위 영어 예문에서 마침표와 콤마의 위치를 보면 따옴표 밖이 아니라 안에 위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국식 영어는 조금 다르지만, 세계 많은 곳에서 공용어로 사용되는 미국식 영어를 저희도 따르고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번역하는 일은 만만치 않습니다. 한정된 시간 내에 문맥에 맞는 적합한 단어와 문장을 구사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과 규칙에 부합해야 하며 문장부호까지 제대로 사용해야 비로소 일정 수준의 결과물이 나오게 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 감수팀은 번역 과정에서 놓친 내용을 파악하여 오류를 최소한으로 줄임으로써 번역물의 품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예시들이 번역과 감수 작업 더 나아가 문서 작성 시 발생할 수 있는 ‘옥에 티’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품질기술팀 심윤정 에디터
070-7994-4121 / yjshim@lexco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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