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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가 말하는 워라밸

작성자
렉스코드
작성일
2020-05-28 16:54
조회
346


휴일, 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뜬다. 매트리스 위에 가만히 누워서 눈만 끔뻑끔뻑한다. 그러면 뭉쳐있던 종아리 근육과 승모근에 남아있는 일주일의 뻐근함이 어깻죽지를 타고 온몸으로 퍼진다. 그렇게 손끝, 발끝으로 퍼진 피로가 고요하게 온 몸을 옭아매고 있다는 게 느껴질 때 즈음, 머릿속은 그와 반대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마치 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처럼 세상이 너무 작아 보이기도, 또 커 보이기도 하고, 그러다가 곧 걸리버 여행기에서 소인국 인들에게 포박당한 그처럼 뒤척이지 못한 채 눈만 부릅뜨기도 한다. 그 시간은 이른 아침일 때도 있고, 정오일 때도 있고, 드물지만 한낮일 때도 있다.

 

일어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휴일이다.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졸리면 다시 눈을 감고 미처 깨지 못한 잠에 취하고 만다. 졸리지 않을 땐 가만히 내 몸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쿵쾅쿵쾅. 가끔은 자연스러운 순환의 고동이 아니라, 마치 마라톤을 한 선수처럼 쿵쾅쿵쾅 뛰기도 한다.

 

근 몇 개월 만에 오후 네 시까지 자고 일어난 하루였다. 가만히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기만 해도 에너지는 금세 소진되는 건지, 남은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나 또한 종일 느릿느릿 흘러갔다. 모든 것이 멈춰 버린 듯 조용한 하루. 무엇을 해도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문득 “아. 나는 오늘 우울하구나.”라고 깨달았다.

 

그런 나에게 가장 알맞은 위로가 무엇일까 고민해봤다. 그건 다름 아닌 휴식이었다. 가만히 하루를 유유자적 낭비해 보는 일.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자책하기보다, 푹 쉬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일. 답답해졌을 땐 밤에 잠깐 나가 바깥공기와 맥주 한 캔을 마음껏 마시며 산책하고 돌아오는 일. 흔히들 말하는 워라밸에 딱 맞는 그런 휴식. 물론 그런 휴식도 나를 위로하는 방법 중 하나이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휴식이 나에겐 있다.

 

신입사원이 이런 말을 하는 게 조금 우스울 수도 있지만, 일은 가끔 애증이 되기도 한다. 사회에서 미생으로서 성취감을 느낄 때는 한없이 부풀어 있다가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땐, 또 한없이 우울해진다. 특히 통역 PM으로서 통역사님들과 작은 마찰이나 고객사의 컴플레인이 앞을 막아서면, 한없이 무너지고 좌절을 느낄 때가 많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요즘과 같이 재택에서 화상상담을 진행하고 관리해야 하는 상황은, 아직 업무를 배우고 있는 미생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내가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건, 통역사님들의 위로 섞인 문자 하나가 지쳐 있는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휴식이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쇼크라고 불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작년 대비 매출 성과가 늘어났다는 소식 또한 바쁜 일상 속 큰 위안이 되는 휴식이 된다.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진행되는 화상상담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모니터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그 에너지와 열정을 느낄 때가 많다.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에퀴코리아 통역사님들과 해외 바이어들의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상은 조용히 문을 걸어 잠그고 위축되어있지만, 화상상담회장은 가능성과 기회로 한없이 열려 있다. 조용하지만 강렬한 이 열정과 에너지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절대 알지 못하리라.

 

오늘의 나의 휴식은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화상상담이 드디어 성사되어, 먼 타국으로 우리의 제품이 수출될 예정이라는 소식이었다. 지난 3개월간 쉼 없이 달려온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가끔 너무 힘들 때면, 그 상황을 이기려 하지 않고 그냥 진다고 말했던 어떤 가수의 말처럼, 나 역시도 현재의 일을 즐기고, 가끔은 지기도 하며, 받아드릴 줄 아는 통역 PM이 되고 싶다.

 

높은 연봉, 승진의 기회보다 “워라밸”이 중요한 직장 선택의 요소라고 외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시대, 그 세대의 당사자로서 오히려 라이프의 기준이 너무 단순하지 않은가 생각되는 밤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휴식,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휴식, 그리고 무언가를 이루어 낼 때 얻게 되는 마음의 휴식. 그 모든 휴식이 조화롭게 꾸려져 나가는 것이 진정한 워”라”밸의 “라”이프가 되지 않을까? 내일 나의 휴식은 과연 어떤 것이 될까? 기대하며 잠을 청해본다.



통역사업부 이소영 PM
02-521-1076 / sylee@eqq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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