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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음악은 언제인가요?

작성자
렉스코드
작성일
2019-11-29 17:55
조회
121

 

주말에는 음악을 듣는다. 물론 주말에만 음악을 듣는 건 아니다. 평일에도 언제든 음악을 듣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주말엔 좀 더 편안한 자세로, 느긋한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한다는 것.

 

여기서 중요한 건 어떤 음악을 듣느냐 하는 것 보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뭘 하면서 듣느냐이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친구와 함께 듣던 음악이 무엇이든 간에, 오래도록 기억에 머무는 것은 그 순간의 설렘, 들뜬 기분 탓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쓰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어떤 음악을 듣느냐 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음악을 듣느냐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들을 만한 음악은 시원한 “Brit Pop” 혹은 감미로운 멜로디의 “Ed Sheeran” 혹은 “Jason Mraz” 종류의 노래이다. 늘 모니터와, 콘크리트 건물, 지하철의 사람들에게만 익숙하던 눈이 초 단위로 스치며 변하는 풍경에 흥분할 때면, 흥을 돋워줄 음악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끄러운 음악을 켜 놓고 도로 위를 질주하는 스포츠카나 과속 오토바이들을 평소엔 혐오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잠시나마 나도 그들과 비슷한 부류가 된다. 음악과 스피드, 이 두 가지가 어떤 호르몬 작용을 일으키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왠지 알고 싶지도 않지만) 분명 커피나 운동 이상의 쾌감이라고 생각한다. 온전히 나만의 세계에 빠져서 그 어떤 외부의 간섭도 받지 않은 채, 시각과 청각, 촉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행복한 경험이다.

 

동적인 순간에만 음악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클럽이나, 바, 아니면 일요일 아침의 거실에서도 들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재즈다. 난 솔직히 재즈는 문외한이라, 굳이 이름을 대라고 하면, 소설에서 잠깐 마주친, “Chet Baker”, “Billie Holiday” 밖에는 모르지만, “위 플래쉬”나 “라라 랜드” 정도를 재밌게 봤다면, 누구라도 재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요새는 AI의 놀라운 선곡 능력 덕분에 나 같은 재즈 문외한도 마음 놓고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그저 “재즈 틀어줘”라고 간단한 문장으로 요청하기만 하면, 어떻게 선곡했는지 모를 경쾌한 피아노 재즈곡부터, 그루브 가득한 재즈 뮤지션의 목소리까지 풀코스로 즐길 수 있다. 일요일의 아침 식사, 오후 2시의 카페, 자정의 바에서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안성맞춤의 조합이다.

 

* 참고로, 재즈에 대한 글은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의 「빌리 홀리데이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이 글을 읽으면, 재즈를 꼭 한번 듣고 싶어지며, 재즈 바에도 꼭 한번 방문하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순간과 늘어진 일요일 오후를 이야기했으니 마지막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의 차례이다. 하지만 사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음악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물론 있어서 나쁠 건 없지만, 내 경우엔 음악이란 외로울 때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로부터 이해받고 싶을 때, 그 너그러운 대상을 찾기보다는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들으면, 잠시나마 이해받고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항상 그 누군가와 함께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다고만 할 수도 없고, 때로는 그저 혼자서 이어폰을 꽂고 풍경 속을 걷는 즐거움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마음이 통하고,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그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그 자체로 내 세상은 음악이 된다. 그 순간은 오래도록 귓가를 맴돌고, 또 희뿌연 일상 속에 투명하게 녹아든다.

 

당신에게 있어서 음악은 언제인가?


번역사업부 김기표 PM
02-521-2722 / kpkim@lexco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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