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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하늘이 닿아 있었다: 2019 렉스코드 팀장 세부 컨벤션 포토로그

작성자
렉스코드
작성일
2019-08-05 10:44
조회
1156

워크샵을 빙자한 야유회 같은 위선은 애당초 거부하기로 했다. 렉스코드 본사와 필리핀 지사의 팀장들이 모이는 이 행사는 애당초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 있는 행사라고 뻔뻔하게 공언했다. 따라서 2박 3일 일정 중 상반기 결산 발표는 딱 두 시간 안에 정리하고, 나머지 시간은 텅 비워 놓은 채,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것으로 채우거나 혹은 안 하고 싶은 대로 비워 놓기로 했다. 시답잖은 시내 관광 따위도 모두 없앴다. 회사 일은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가뿐하게 넘겨놨다.





본사 팀장들은 서울에서, 지사 팀장들은 필리핀 마카티에서 출발하여 정오 무렵 세부-막탄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을 떠난 사람에게는 이국의 후텁지근한 날씨도 새삼 반갑다. 호텔에 도착하니 바다로 뻥 뚫린 로비가 품을 내준다.


바다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는 식당에서 오랜만에 모든 이국의 동료들과 하나의 테이블에 둘러앉으니, 어떤 음식인들 맛이 없을 리 없었다. 이후 시간은 각자 자유였다.


호텔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수영장과 바다와 하늘은 서로 경계가 없이 이어져 있었다. 누구든 저 벤치에 편하게 눕기만 하면 됐다.



별거 아닌 여유가 얼마나 별거인 건지 우리 모두는 잘 안다.


손가락 하나 꼼지락하지 않는 단순함은 꽤 비싼 럭셔리함일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특히 누군가가 당신 옆에 칵테일을 가져다준다면!


우리는 그 별거 아닌 여유와 단순함을 즐겼다. 한없이 게으르게 누리는 시간이 한없이 빠르게 지나갔다.


세상 모든 일이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 아니던가.


먹고 마신 지 얼마 안 되었어도 끼니때마다 우리는 또 먹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우리에게는 현지 직원들이 있었고, ‘구글신’이 있었다.


해외여행 갈 때 김치나 고추장, 컵라면 등을 사 들고 가는 건 우동먹으러 일본을 가고, 인앤아웃 햄버거나 블루보틀 커피 한잔 마시러 두어 시간 줄을 서는 세대에게는 테러나 다름없는 행위다.


나는 그들의 욕구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 식당의 메뉴에 있는 것은 겹치지 않게 최대한 다 시켰다. 한국에서는 못 먹는 음식이니까. 그리고 어차피 먹다 죽자고 온 여행이니까.


상반기 결산 발표: 격자무늬 사이로 빛살이 들어오는 연회장에는 커피와 티와 스낵이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어나서 일찍 아침을 먹고 이미 살짝 출출해진 부지런한 사람 몫이었고, 우리 중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은 없었다. 10시에 시작하는 발표 직전까지 느긋한 조식 뷔페를 마치고 온 우리는 10분씩 준비한 발표를 진행했다. “우리 작년에 비해서 약 10% 성장한 것 맞지?” 하지만 하반기에는 조금 더 끌어올려서 연말에도 멋지게 팍 늘어지면 어떨까? 하는 의욕을 다지게 된 것은 12시부터 제공되던 코스 음식 끝에 나왔던 디저트 때문이었던 것 같다.



세상에는 딱 한 가지 확정된 절대 진리(법칙)가 있다. 시간은 결코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회사에서 하는 행사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시댁 제사 집에 불려와 있는 며느리처럼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요즘의 정서인 것은 익히 알고 있다. 그래서 되도록 아무것도 안 하려고 했고, 듬성듬성 비우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박 3일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고, 아무리 비우려고 해도 느긋한 시간이 주는 탄탄한 만족감으로 빈틈이 없었다. 팀장들이 며칠간 모이는 행사에 회사 통장의 천만 단위 숫자가 1 정도 줄었을 것이다. 그 대신 행복과 추억을 얻었다. 돈은 그렇게 숫자에서 경험으로 전환될 때 가치 있는 것 아닐까?


회사라는 것이, 각자 타인인 사람들끼리 돈 벌자고 모인 집단이긴 하지만 그래서, 혹은 그래도, 또는 그러니까 더더욱….


2019년 렉스코드 팀장들과 함께 한 세부 컨벤션은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이었다.





렉스코드 대표 함철용
yham@lexco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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